최근 미술계는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수 부유한 컬렉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 수집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자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 인테리어용이나 취향 소비용 또는 투자용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개최된 국내 주요 아트페어들에서는 전시장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open run)이 생겼고, 중저가인 중견·신진작가 작품들로 완판을 한 갤러리들이 속출하는 풍경이 흔해졌다.
국내 대형 백화점들도 온·오프라인으로 미술품 판매를 위한 전시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미술시장 진입 문턱은 더욱 낮아졌다.
미술경매 옥션에서도 젊은 신진 컬렉터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 미술품 판매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블록체인과 CG(컴퓨터그래픽스) 기술의 발달로 가상세계 메타버스 경제시장 성장과 NFT 미술시장 발전에 따른 과열된 투자 열풍은 미술의 저변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거품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오랜 기간 불황이었던 국내 미술시장이 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최근의 현상은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경제 불황에도 부동산과 주식 급등을 지켜보던 20~40대가 주택과 주식을 영끌과 빚투로 매입했던 것과 비슷하게 나만 뒤처질까 조급하게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신중함을 가지고 접근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좋은 미술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안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술품을 보는 안목은 하루아침에 금방 생기는 것이 아니다. 먼저는 미술품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미술애호가가 되어 오랜 기간 미술에 대한 지식과 미적 감각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우량주, 혹은 취향 소비용으로만 미술품을 이해하기보다 미술품이 지니는 가치, 미술 작가의 사상과 정신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다면 나에게 적합한 미술품을 찾아낼 수 있다.
미술은 보는 언어이며 글이다. 미술은 자기 내면의 생각과 정신을 시각적으로 형상화시켜 표현하는 창조활동이다. 그림, 조각, 공예, 건축, 디자인 등의 시각적인 요소로 미(美)를 표현하고 생각을 나타내는 예술인 것이다.
작품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는 보는 사람 각자의 감동에 따라 깨달아지는 것이다.
미술품을 창조해내는 작가는 자신의 내면과의 소통, 하늘 그리고 땅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신이 경험하고 깨달은 것 또는 영감을 받고 깨달을 것들을 작품으로 형상화시켜 세상에 외친다. 작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간접적, 직접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작품에 반영되어 표현되어진다.
그러므로 미술 작가의 철학과 배경, 주관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그의 미술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사랑으로 창조된 예술이다. 사랑으로 창조되어진 미술품은 차원 높은 빛, 아우라가 발산되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생각을 움직이게 한다.
이에 비해 단순히 자기 차원의 감정과 지식, 재능과 기술을 뽐내는 미술품은 형이하학적인 감동만을 주어 그 감동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 시대 나와 우리에게 형이상학적인 깊은 감동을 주어 인생을 깨닫게 해주는 미술품을 찾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미술품을 발굴하게 될 것이다. 미술품의 가치는 컬렉터에 의해 평가되어진다.
나와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 앞으로 더욱 가치가 올라가게 될 작품을 선택하여 일상 속 가까이 두고 수시로 접하며 마음껏 향유해보자.
매일 매순간 그 작품을 볼 때마다 느껴지고 깨달아지는 것이 그 순간 나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인생 질문에 대한 답이 들려올 수도 있고, 기쁨과 사랑, 평안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보다 차원 높게 깨닫고 성장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을 단순히 보는데 그치지 말고 함께 향유하자.
- 박해리 : 사단법인 SNS기자연합회의 아트기획 이사.
미술작가, 칼럼니스트, 아트기획자, 큐레이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