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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래학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 등록 2014.09.04 12:04:00
서울시의회 박래학의장
사단법인 전국지역신문협회 김용숙 중앙회장과 조충길 서울시협의회장을 비롯한 서울지역 임원들은 9월 2일 서울시의회를 방문, 지난 6·4지방선거에서 4선의 위업을 달성하며 시의회의 수장을 맡게 된 박래학 의장을 만나 당선 소감 및 9대 서울시 의정의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전지협 공동취재

Q. 4선 끝에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셨는데 그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오.

A. 저를 뽑아준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보다 오히려 어깨가 무척 무거움을 느낍니다.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의회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실추되어 제9대 의회에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것이며 청렴·혁신의정으로 신뢰받는 시민 최우선의 의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무엇보다 권위의식을 모두 버리고 봉사하는 자세로 의장직에 임할 것이며, 9대 의회는 8대 의회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천만 서울시민이 주신 고귀한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9대 서울시의회 106명 의원들이 모두 함께 손을 맞잡고, 정의가 살아있고 인권이 존중받는 서울,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서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9대 시의회 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제9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하는 2014년 올해의 화두를 ‘소통’으로 삼고, 변화와 청렴·혁신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천만 서울시민과 소통할 것이고, 집행부와 교육청 등 대화가 필요한 모든 곳과 소통할 것입니다.

특히 눈높이 대화를 원하는 시민에게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청소년은 진로를, 청년은 취업을, 어르신은 노후 대책을, 여성은 복지와 보육 등의 현안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시민의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면 행정 편의주의적인 문제 해결 밖에 나올 수 없기에, 시민들과 함께 ‘공감’이 바탕이 된 소통을 이루어 갈 것입니다. 골목 구석구석까지 현장을 찾아서 시민의 소리를 직접 경청할 것이며, 행정 편의주의 정책이 아닌 시민 편의주의 정책으로 바꿔 나갈 것입니다.

Q. 7~8대 시의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청렴한 시의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A.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철저한 반성과 성찰로 천만 시민께 신뢰받는 ‘청렴한 의회’로 새롭게 태어날 각오를 먼저 밝히겠습니다.

앞서 밝혔지만, 서울시의회는 9대가 출범하는 2014년을 청렴과 혁신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고, 그 중심은 ‘기본’과 ‘원칙’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 의회개혁 특별위원회가 지난 7월 25일 구성되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또한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제정해 의원들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여 비리에 연관된 의원이 있으면 가차 없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경각심을 일깨워 나갈 것입니다. 먼저 의원 개인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그리고 연관된 심의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며 부당한 이권이 개입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갈 것이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신뢰받는 서울시의회로 거듭날 것입니다.

Q. 의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의원 공통경비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실현 계획은 무엇인지요? 또 의원의 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내부 규제를 만들 생각은 없는지요?

A. 문제는 의원 공통 경비와 업무추진비를 어떠한 방식으로 공개할 것인지와 시기인데,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를 통해서 정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청렴한 의회와 혁신 의회를 위한 TF팀을 이미 꾸렸으며, TF팀에서 보다 구체적인 안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내부 규제는 굳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의원들이 윤리를 몰라서 비리와 연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속일 수 없는 것은 자기 자신이며, 타인은 속일 수 있어도 나 자신만큼은 속일 수 없기 때문에 의원 스스로에게 맡길 부분은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정책보좌관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많은데, 이에 대한 의장님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만일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유와 실현 방안을 밝혀주십시오.

A. 지방의회는 출범 당시인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모습이 거의 변화가 없으나, 의회가 견제·감시해야 할 대상인 집행부의 덩치는 많이 비대해 졌습니다. 서울시 재정 규모만 하더라도 33조 여 원(서울시 23조, 교육청 10조)이나 되며, 그 많은 예산을 백 명이 갓 넘는 의원들이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의정 활동을 위해 정책보좌관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서울시의회는 지방의회의 맏형으로 지방자치제의 발전을 위해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앞장서서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해 정부에서 정책보좌관 도입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상위법이 개정되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매일 국회에 출근해서라도 꼭 관철시킬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먼저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요한데, 그를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Q. 서울시에 속한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독립시키고, 공기업 사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안도 내놓으셨던데 이에 대한 구상을 밝혀 주십시오.

A. 시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은 정책보좌관제 도입 후에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며, 인사권 독립을 요구하는 이유는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시의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 사무처의 직원 인사권이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보니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사실상 제약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의원들의 중요한 정보가 집행부에 속속들이 전달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의정활동이 알게 모르게 위축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책무를 다하려면 인사권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기업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은 최근 불거진 관피아를 없애고, 공기업의 경영 정상화와 사회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최근 한 취업포털 설문조사에 의하면 일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 공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이유는 일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기업들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습니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SH공사,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3개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가 1천4백 여 억 원 증가할 정도입니다.

서울시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산하 공기업 역시 혁신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업 사장의 의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기업 사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도입된다면, 사장이 되기 전부터 이러한 문제에 대한 철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답도 빠르게 얻을 것으로 보이며, 공기업에 대한 투명성 또한 제고될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구룡마을 사태나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구룡마을 현안 해결이나 롯데월드 안전에 대한 시민 불안 해소와 관련해 시의회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서울지역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계획이 백지화 위기에 몰려 있는데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용지를 전량 현금매입(강남구)하느냐, 아니면 현금과 대물(땅)로 나눠서 매입(서울시)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도시개발의 본질은 지속 가능한 공생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본질을 지키며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사람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이때 거주민의 삶을 중심에 둔 새로운 도시개발사업의 성공모델을 구룡마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세월호 참사 후 ‘안전’은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가치가 됐습니다. 모든 건설현장에서는 공사단계부터 운영단계까지 0.0001% 가능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데 그 동안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용접기 화재, 인명사고 등이 빈발한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롯데는 법적 제도적 요구를 뛰어넘는 과감한 보완 조치로 안전에 관한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는 ‘안전불감증’으로 인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한 문제만큼은 절대 소홀하지 않을 것이며, 서울시에도 강력히 이를 촉구할 것입니다. 서울시도 사회적 논란이 있다고 해서 눈치만 보거나 꼬투리 잡기로 일관해선 안됩니다. 이와함께 반(反)대기업 정서는 없는지, 포퓰리즘에 빠져 기업 혼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Q. 8대에 이어 9대에도 야당이 다수당이 됐습니다. 시장도 교육감도 모두 야권 인사들인데 어떻게 관계를 설정해나갈 것인지요?

A. 헌정 이후 서울시장과 교육감, 시의회 다수당이 정치이념이 동일한 경우는 이번 9대 의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정과 교육정책에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어 그만큼 의회의 기능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시의회의 다수당이 박원순 시장이나 조희연 교육감과 이념을 같이 한다고 해도 엄연히 시의회의 기능은 견제와 감시의 역할이며, 이는 천만 시민이 주신 고귀한 책무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편이 아닌, 천만 서울시민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수레의 양 바퀴처럼 균형을 맞추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서울시의회를 이끌어갈 각오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지금 서울시의회의 위상은 참으로 가슴이 아플 정도로 참담하지만 106명 의원들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새로운 기회와 희망의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의회가 서울시민들로 하여금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한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성실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일꾼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서울시민께는 머리 숙여서 사과드립니다.

제9대 서울시의회 106명의 의원들은 우리 시민들이 공평과 정의가 살아있고 법치와 인권이 존중받는 서울에서 오늘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을 약속드리며 서울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박래학 의장 주요 프로필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제2대 광진구의회 의원

제6대 서울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

제7대 서울시의회 장묘문화개선특위 위원장

제8대 서울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

제9대 서울시의회 의장

대한민국바른지도자상(서울일보)외 다수 수상

저서 : ‘나의 삶, 열정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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