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민일보) 올여름, 극단 신세계가 또 다른 신작 재판극 '별들의 전쟁'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재판극 '별들의 전쟁'은 베트남전쟁 당시의 다양한 기억에 대한 증언들을 바탕으로 창작된 픽션이다.
이 재판은 1968년 2월 베트남전쟁 당시 ‘퐁미마을’에서 일어났던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그날과 관련된 기억을 가진 다양한 증인들은 재판에 출석해 자신들의 기억을 증언하며 대한민국의 피해당사국이자 가해당사국의 자리에 위치해 있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입장을 대변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누군가에게는 경부고속도로를 있게 한 경제성장의 원동력, 누군가에겐 강대국들의 이념대립 속 희생된 아픔의 역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쳤던 이야기인 ‘그 전쟁’의 기억과 마주한다.
대한민국은 제주4.3, 광주5.18, 4.16까지 수많은 폭력의 역사를 지나오며 기억하자, 잊지 말자고 말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하고 무엇을 망각해왔을까?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재판극 '별들의 전쟁'은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말 베트남전쟁을 ‘남의 나라’ 이야기인가? 우리는 정말 베트남전쟁에, 학살에 연루되지 않았나?
재판극 '별들의 전쟁'은 관객들을 재판의 최종 평결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배심원’으로 초대한다.
원고는 한국군 민간인학살의 피해자 응우옌티쭝이며 피고는 ‘대한민국’으로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의 형식을 융합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재판의 형식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1968년 그날의 기억과 2021년 우리의 기억의 치열한 법정공방의 현장에서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대한민국의 유·무죄를 직접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형식은 관객을 단순히 컨텐츠 소비자가 아닌 공연을 완성하는 한 명의 창작자로서 해석해낸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재판극 '별들의 전쟁'이 다루고 있는 ‘베트남전쟁’과 관련된 기억에 대해 다양한 층위의 사유를 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을 면밀한 시선으로 살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온 극단 신세계가 재판극 '별들의 전쟁'에서는 또 어떤 민낯을 고발할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극단 신세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고 있는 재난상황에서도 공연작업을 이어나가며 비대면과 대면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연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극장에서도 관객들과 안전하게 만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역 및 안전 대책을 설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극 '별들의 전쟁'은 2021년 8월 21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외면했던 불편함을 끊임없이 마주하고자 하는 극단 신세계가 재판극 '별들의 전쟁'에서는 어떤 불편한 신세계를 선사할지 주목해 볼 만하다.
[뉴스출처 : 김영일기자]